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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중요] ‘돈’ 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, ‘대부분’ 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.

Bhappy_ 2023. 11. 25. 23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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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 우연히 독서 모임에 참석했다. 모임을 진행하는 사회자가 옆 사람과 짝을 지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인생의 교훈을 한 가지씩 말해보라고 했다.



내 옆에 앉은 사람은 50대 후반의 아저씨였다. 그분과 짝이 되어 대화를 이어나가던 중, 그가 살면서 느낀 인생 교훈이 ‘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.’ 라고 했다. 멋 있었다.



내가 평소 생각하던 가치관과 비슷했다. 이유가 궁금해서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여쭤봤다. 그분 왈, ‘살아보니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. 대부분일 뿐입니다.’ 라고 했다.



그 말을 들은 순간 멍해졌다. 본인이 60년 가까이 인생을 살며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는데, 그 이유가 대부분 때문이라고 했다. 돈이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도 돈이 없어 어떤 일이라도 해야만 했고, 다시 문제가 생기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고 했다. 이 악순환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몸과 마음은 피폐해졌고, 나이만 들었다고 했다.



부부싸움도 언뜻 보기에도 돈이 아닌 다른 문제인 것 같지만 실상은 대부분 돈 때문이라고 했다.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이유도 돈이라고 했다. 돈이 싫어도 그 싫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조리 쏟으면서 살았다고 했다.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아팠다.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하는 공감과 함께 나도 나이가 들어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.



돈이 없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. 하지만, 무언가를 할 때 선택지가 극도로 줄어드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. 돈이 없으면 무엇을 선택할 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고민하기 보다 내 주머니 사정에 따라 결정한다. 음식을 먹을 때, 여행을 갈 때, 사람을 만날 때, 철저히 돈의 기준에 맞춰 생각한다.



인터넷으로 물건 하나 구매하더라도 항상 최저가를 찾는다. 3,000원짜리 쿠폰을 받기 위해 복잡한 회원가입도 마다하지 않는다. 결제할 때 쿠폰 적용이 안 되면 다시 결제한다.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 3,000원 할인을 받으면 기뻐한다.



이 할인 쿠폰을 받기 위해 30분을 할애했지만 절약했다는 기쁨이 크다. 최저 임금을 시간당 1만원이라고 하면, 3,000원 할인쿠폰을 받기 위해 30분을 썼으니 손해 본 장사다. 하지만 그런 계산은 안중에도 없다. 돈이 없으면 그 돈을 위해 내 소중한 시간을 쓸 수밖에 없다.



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, 대부분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. 따지고 보면, 평범한 사람들의 걱정과 고민은 대부분 돈에서 출발한다.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,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등 언제 어디서나 가격을 생각한다.



또 명절에 부모님께 용돈을 얼마나 드릴지 고민한다. 중국집에 가면 탕수육을 시킬지 말지 고민하며, 먹는다면 ‘소’를 먹을지 ‘중’을 먹을지 고민한다. 삼겹살을 먹으러 가면 1인분 더 먹을지, 아니면 된장찌개와 밥으로 배를 채울지 고민한다. 이 모든 고민은 결국 돈이다.



나이가 들수록 돈의 중요성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. 돈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이 사람들이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돈이다 직장인은 출근하기 싫어도, 적성에 안 맞아도, 상사가 싫어도 돈을 벌기 위해 인내하며 다닌다.



우스갯소리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상사가 제일 무서워하는 후배는 회사를 취미로 다니는 금수저라고 한다. 그들은 금전적으로 풍족하니 회사에서 잘릴까 봐 걱정도 하지 않을뿐더러, 경우에 따라서는 제 멋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.



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회사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, 현실은 월급없인 한 달도 살 수 없는 월급쟁이였다. 실적이 안 좋아 회사에서 잘릴까 전전긍긍하고, 불합리한 일을 무조건 할 수밖에 없었다. 월급이 유일한 내 목숨줄이었으니까.





부의 변곡점. 저자 정윤진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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